[논단]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에 적신호, 이대로 괜찮은가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6-03-25 (금) 14:08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에 적신호, 이대로 괜찮은가

소방관, 순직자보다 우울증, 신변 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한 소방관의 수가 많아
30대 소방관 “힘들다” 유서 남기고 자살…5년간 순직 33명·자살 35명


글. 조예영   상담학박사 / 목사 / 마음치유연구소장

지난해 12월10일, 충북 영동소방서 소속 김모 소방대원이 서울의 한 여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월요일이었던 12월 7일부터 무단으로 결근했던 그가 행방불명된 지 나흘 만의 일이었다. 사인(死因)은 자살이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가 담긴 수첩이 죽음의 원인을 추정할 유일한 단서였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가정 형편과 사회생활을 비관하는 말들이 가득했다. ‘힘들다. 이번이 세 번째 시도다.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유서 마지막 장에는 세 번째 자살 기도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생전에 김 대원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에 대한 사후 조사과정에서 영동소방서에 근무할 당시 스스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고 병원의 신경정신과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그의 병력을 주변 동료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었다. 평소 그와 직장 내 야구동호회 활동을 하며 알고 지냈다는 한 동료 소방관은 “김 대원은 평소 잘 웃고 인사성도 밝았다”며 “그런 그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그는 화재 진압 소방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2년을 넘겼을 뿐이었다.

소방관 549명 “자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소방관의 심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보건정책관리학부)가 작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진행한 ‘소방공무원 인권 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소방관 7625명 중 7.2%인 549명이 지난 12개월 사이에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수행하는 2014년 한국복지패널조사 결과 일반 근로자 집단에서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에 ‘있다’고 답한 가구원(신규)이 응답자의 1.82%임을 감안하면 4배에 이르는 높은 수치다.

자살의 유혹 앞에 흔들리는 소방관들의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관 자살 현황 및 순직자 현황’ 자료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14년) 순직한 소방관이 33명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35명이다. 같은 기간 동안 순직한 소방관보다 자살한 소방관이 두 명 더 많다. 자살 35건 중 과반인 19건(54%)이 우울증 등 신변 비관에 의한 것이었으며, 가정불화가 10건(29%)이었다. 박남춘 의원은 이 같은 통계를 두고 “소방관의 자살이 위험하고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공무 과정에서의 외상후 스트레스 등과 연관되어 있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재난 및 사고의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현장을 수습하는 소방관이지만, 정작 스스로의 정신건강은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한 달에 1~2명 동료 소방관 스스로 목숨 끊어”

소방공무원의 심리질환 유병율은 증상에 따라 일반인보다 많게는 10배, 적게는 5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참혹한 현장 경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업무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개월 이내에 치료 경험이 있는 소방공무원의 비율은 3.2%, 1년 내에 치료 경험이 있는 소방공무원은 6.1%에 불과해 심리적 고통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제때 치료받는 소방관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현직 소방관은 “언론에 일일이 보도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한 달에도 한두 명의 동료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살의 원인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신체 사지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목숨을 끊을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 우리처럼 정신력이 강한 사람들이 또 없다. 그러나 반복되는 시각적 충격으로 인해 결국 정신력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은 참혹하고 끔직한 광경을 목격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지속적으로 직면하게 됨으로써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aster)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소방관의 정신건강은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돼 있다. 한 소방관은 “사고 현장에서 화재 진압이나 구조를 하는 소방관의 의지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원동력이 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의 정신건강이 주요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2012년 12월 2일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약칭: 소방공무원복지법)을 제정했다. 소방관에 대한 보건안전·복지 정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소방관의 근무 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수립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소방본부가 2012년 「소방공무원복지법」을 제정하고 2015까지 투입한 예산은 39억원에 불과하다.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은 2014년 9월 ‘소방공무원 심신건강 관리 종합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방관 심리평가 설문조사 및 연구 용역, 심신건강 상담, 진료·치료비 지원, 심신건강캠프 운영 등 일회성 보여주기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

‘화재를 예방·경계하거나 진압하고 화재, 재난, 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 활동 등을 통하여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서 공공의 안녕 및 유지와 복리증진’하기위한 「소방기본법」의 취지에 따라 소방공무원은 화재, 재난, 재해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각종 재난이 발생할 때 최초로 투입이 되어 복구완료가 될 때까지 소방조직의 전반적인 장비와 인력들이 투입된다. 이처럼 소방공무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은 그 누구보다도 우선적으로 심신전문상담을 통한 보호가 되어야 한다.
현재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문적인 상담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직무(구급, 구조, 화재진압, 행정)를 하면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정신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소방공무원의 PTSD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집중되어 있지만 이를 해소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소방공무원은 현장에서 경험하는 외상 사건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전문적인 제도마련이 시급하다.
소방공무원은 위험하고 불안정한 현장의 환경 즉,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심신의 건강을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우울과 무기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이 소방공무원은 심신이 힘들어지면서 충격적인 사고를 경험할 때, 마음의 깊은 상처로 놀라면서 신체적·심리적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을 이겨내고 극복하려고만 한다. 그로인해 소방공무원은 더욱 심신이 힘든 상태에 빠지게 되므로 적극적인 전문상담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소방공무원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알아주면서 전문상담을 통한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2015년부터 중앙소방본부는 소방관들의 복지를 위해 전국 소방관서에 심신안정실을 설치하고 있지만, 대부분 휴게실 공간을 리모델링해 공기청정기·안마기·혈압측정계·조명장치 등을 설치하는 데 그치고 있다. 좀 더 깊숙이, 또 꾸준히 소방관들의 정신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소방관 전문상담사나 소방관 전문병원 등은 전무하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경찰 및 소방공무원에 대한 예우 및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국정과제(122번)를 제시하고 대통령이 직접 지난 2013년 11월12일 제51회 ‘소방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 관리와 치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예산당국의 반대와 정책 결정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소방공무원의 심신관리사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국회에서는 2013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방관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소방병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관련 법률안은 예산 문제로 인해 소관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더 이상의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다시 지난해 11월 ‘특수건강진단의 항목에는 정신건강을 포함하되, 대면(對面)상담 등 정신질환적 징후 발견에 효과적인 검사 항목으로 구성’하도록하는 내용의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부좌현의원 등 11인)이 발의됐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힘든 마음 상태를 해소하고 곧 바로 기분 좋은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람은 이러한 마음상태를 만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소방공무원의 어려운 상황과 힘든 마음의 상태를 정리 할 수 있도록 도움 받는 것이 곧 전문상담의 시작이다. 이와 같이 소방공무원의 상담과정은 지속적인 자신의 마음상태를 관리할 수 있고 특히 건강한 상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처럼 소방공무원이 상담을 받는 것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면서 긍정적인 태도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서로가 이해와 존중의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
그러므로 소방공무원은 상담을 받을 때 결과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방공무원에게 적합한 심신건강 프로그램 개발과 동시에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소방공무원은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이들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뿐만 아니라, 심신건강이 지켜지지 못한다면 그 어떤 재난에서도 국민의 안정을 지킬 수 없다. 때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본인 스스로의 생명을 받치기도 하고 신체의 일부분이 부상을 입기도 하지만,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기꺼이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생명과 맞바꾼다. 이들이 각종 재난사고에서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 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정책이 그 어떤 것들보다 우선시 되어야겠다.



글. 조예영  상담학박사/목사
⋅백석대 기독전문대학원 석⋅박사 졸업
⋅국제공인 NLP Practitioner / LCSI전문가
⋅군상담 및 청소년상담전문, 성폭력·가정폭력·노인·소방공무원 상담전문
⋅가천대, 백석대 액션러닝코칭강사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강사
⋅세계선교회 집단상담 및 코칭 강사
⋅국내·외 목회자, PK 및 선교사상담 강사
⋅현) 예영법심리학연구소 소장, 힐링스토리마음치유연구소 소장
⋅현) 메시아음악학원(음악치료) 원장, 예영상담심리치료센터 원장

  [主要 論著]
⋅「羞恥心을 經驗하고 있는 牧會者靑少年子女들의 心理的 現狀」(博士學位論文)
⋅「PK의 羞恥心 經驗」(진영사)
⋅「法學槪論󰡕·󰡔職業相談士 勞動關係法規」(共著)
⋅「헌법학개론」(진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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